


“안녕하세요. 잘 부탁 드립니다.”
외관
검은 머리, 검은 눈. 신발은 밑이 자주 닳아서 여분을 가지고 다닌다.
성격
침착하고 조용하고 사려 깊은 편. 동요가 지나치게 없어 종종 음울함이나 냉정함으로 보이기도 한다.
배경을 생각해보자면 이 곳에 온 것부터, 이전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까지 말이 안 되는 수준의 이야기니 사람이 달라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틈만 나면 잡다한 일을 하고 있거나 물건을 살 일이 있다면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가격은 일단 흥정부터 들어가는 등 일상 생활의 면모가 드러나기도 한다.
사람의 목소리나 이야기에 자주 미소 짓기도 하고 식사 때는 없는 사람을 굳이 찾으러 가기도 하며 겉모습 보다는 다정하고 남들에게 관심이 많은 편이다.
기타사항
살던 곳은 흉작이 아니라면 감자 정도는 한 철을 날 수 있을 만큼 나는 곳. 어린 아이들이나 산을 타지 못하는 사람은 농작물을 재배하고 그 외의 노동 인구는 주로 산양을 데리고 산맥 쪽을 돌아다닌다.
주로 이동 목축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부수입은 사냥이나 채집으로 기운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산에 가기 때문에 항상 반 정도는 비어있는 조용하고, 안개가 자주 끼는 고지대의 작은 마을이다.
울타리를 높이 쌓아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습격에는 대비해 두었지만 안타까운 점은 공국의 산 속에 전설 속의 용이 살고 있는 줄은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다.
그의 불행은 살아남은 것일까 검에 재주가 있다는 것일까?
부부는 서로 똑 닮아 말수가 적고 자상한 사람들로 검은색 머리카락과 조금 더 붉은 기가 도는 고동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를 셋 낳아 고요한 마을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마을에서 늑대를 가장 잘 잡기로 유명했던 헬레나는 자기의 재주가 고작 그 정도인 줄 알았다. 덕분에 그 집의 양들은 수가 줄지 않았고, 산맥을 타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면 종종 질 좋은 뿔이나 가죽을 가져올 수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눈이 쌓여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막히기 전에 모아둔 가죽을 도시에 팔러 간 헬레나는 맏아이에게 새로운 책과 예쁜 자수가 놓인 새 조끼 한 벌, 작은 아이가 가지고 싶다고 했었던 오묘한 색이 섞인 푸른색 돌로 만든 팔찌와 막내가 겨울을 잘 나게 해줄 부적을 사서 돌아갈 예정이었다. 눈이 아니라 불이 길을 막은 뒤에는 그 누구도 오지 못하고 돌아가지 못했지만.
북쪽 하늘에서 수 일을 쉬지 않고 흘러내리던 불의 강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살아남은 이들은 남쪽으로, 남쪽으로 용에게서 도망쳤으며 가족의 생존을 굳게 믿고 있었던 그는 다른 사람들이 그러듯 곧 눈앞에 없는 이들의 무사를 기대하지 못하게 되었다.
거대한 피난 행렬을 잠식한 집단적 불안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아이를 울게 했으며 다수에게 난폭하고 비 인간적인 선택을 내리도록 몰아붙였다.
며칠 전 행렬을 거슬러 올라간 기사단이 전멸했다는 소식만 겨우 전해오는 전령을 몇 번인가 만나고 나자 헬레나는 정신을 되찾은 것처럼, 혹은 조금 늦게 그때서 미쳐버린 것처럼 사람들을 헤치고 다시 북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고작 동물이나 사람을 습격하는 것들을 잡는데 쓰던 검이었지만 헬레나는 정말로 재능이 있었다.
검에 대한 조예가 깊은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 더 배울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이른 나이에 기사가 되어 성을 하사 받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마을의 자랑 거리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가족에게 작은 선물을 들고 가기 위해, 용이 깨어난 이후로는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인 그 능력을 평생 동안 달갑게 여겼지만 절망적인 상황에 애매한 재능이란 언제나 사람을 구렁텅이에 처넣는 것이므로 헬레나는 기어코 녹색 망토를 두르고 용의 아가리 앞에 서기 위해 모인 오합지졸 중의 오합지졸이 되었다.
지원동기
제 가족이 거기 있어요. 알아요, 그렇게 된 게 한 둘은 아니겠죠. 그렇지만… …
산맥 주변이라면 곳곳의 늑대 동굴과 가장 먼저 꽃이 피는 곳까지 전부 알고 있답니다. 길 안내라도 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