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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창과 큰 물이 서로 가까웠을 때,

동산 위로 삼천과 일곱의 해가 뜨고 삼천과 여덟의 달이 지나갔을 때,

창공을 가득 메운 검은 뱀이 검붉은 불을 토해냈다.

 

일백 번의 낮과 꼭 그만큼 붉고 밝은 밤이 지나 발 아래 검게 그을은 모래와 자갈밖에 남지 않게 되고서야 거대한 뱀은 불을 삼키고 북쪽으로 날아갔다.

 

뱀의 발이 닿았던 자리에서 움직이는 것은 오로지 모래와,

재와,

먼지 뿐.

 

구름이 흐르고 꼭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

밤을 삼켰던 검은 불덩어리의 재앙은 해가 지는 재와 모래의 땅으로만 남았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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